포도호텔은 이타미 준이 설계한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핀크스 골프장 내에 있으며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마치 한 송이 포도 같아서 ‘포도호텔’이라 부른다. 단 26실로 구성된 이 호텔은 제주의 자연과 한국적인 미를 바탕으로 제주의 오름, 전통 초가집를 모티브로 하였다.
측면으로 들어가 안으로 이어지는 긴 복도는 골목길과 같고, 단층이라 천장이 다른 호텔보다 높고, 인공조명보다는 자연광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다. 지붕은 티타 늄 아연판으로 만들어졌는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타미 준은 티타늄이라는 이질적인 인공 소재를 둥근 지붕 형태와 어울리도록 디테일을 잘 살렸다. 객실은 바다가 보이는 쪽을 서양식, 산이 보이는 쪽을 한식 온돌로 구성하 였고, 한실에서는 편백나무로 만든 욕조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호텔 곳곳에 서까래와 격자무늬 창 등 한국 전통문양을 살렸다.
주소 안덕면 산록남로 863 / 건축연도 2001년 / 설계자 이타미 준(Itami Jun) / 제주시 아름다운 건축물 선정, 제 2회 아시아 주거문화 주거경관상 수상, 2003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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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크스골프장 클럽하우스
방주교회, 포도호텔과 함께 이 지역에 건축된 이타미 준의 연작이다. 평론가들은 이타미 준을 일컬어 ‘건축을 공작하듯이 하는 장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 건축물 또한 자연과 어우러진 커다란 조형물처럼 보인다.
전체적인 모습은 뒤로 보이는 한라산의 형태와 일치하여 마치 한라산을 따라 그린 것 같다. 또한 지평선을 거스르지 않고 지면에 파묻혀 있는 것처럼 동화 된 모습이다. 수평선이 강조된 와이드한 느낌과 함께 외부 마감재는 이란산 붉은 대리석과 한국산 흑벽돌 등을 사용하였다. 클럽하우스 2층 레스토랑 라운지에서는 최종홀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산방산과 마라도까지 시원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주소 안덕면 산록남로 863 / 건축연도 1998년 / 설계자 이타미 준(Itami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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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교회
방주교회는 성서 속 노아의 방주(方舟)를 형상화한 이타미 준 말기의 작품 중 하나 이다. 400m의 오름 위에 연못을 만들고 방주를 띄운 것은 화가이기도 했던 이타미 준의 회화적 상상력이 잘 나타나 있다. 자재는 실제 성경에 나오는 물, 빛, 나무, 금속 등을 이용하여 건축가가 추구하는 자연과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외부에서 보면 살짝 꺾인 지붕선이 매력적인데, 지붕을 덮은 금속판은 빛에 따라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보인다. 반짝이는 지붕과 수공간이 멋지게 어울렸고, 바람이 불어 수조에 물결이 생기면 마치 물위에 뜬 커다란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내부는 나무 벽 사이로 좁은 창을 일정하게 배치하여 빛의 스트라이프 무늬가 생긴다. 예배실로 들어가기 전, 지붕이 꺾이는 지점에는 천장에 하늘을 향해 작은 창이 있는데, 이것은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나오는 창을 표현한 것이다. 대홍 수가 끝난 후 노아가 땅이 말랐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는 성경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소 안덕면 산록남로 762번길 113 / 건축연도 2009년 / 설계자 이타미 준(Itami Jun) / 2002년 김수근 문화상 건축 본상 수상, 2010년 한국건축가협회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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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태박물관
본태박물관은 안도 타다오 작품으로 2012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안도 타다오는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의 명장으로 주변환경과 조화를 고려하는 건축 철학이 유명하다.
‘본태’는 ‘본래 모습을 탐구하고자 하는 취지’라는 의미를 담고, 제주도 대지에 순응 하는 전통과 현대라는 컨셉으로 설계되었다.
노출 콘크리트와 한국적 정서가 담긴 기와, 전통 돌담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박물관에는 5개의 전시관, 조각공원, 본태카페가 있다. 전체적으로 미로와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어 제1전시관을 갈 때는 물 위를 걷게 되고, 제2전시관은 물 아래로 걷도록 하는 등 내부 동선도 다채롭다. 2층 높이의 깊은 처마 아래로 넓은 홀과 주 전시실을 연결하는 개방적 장소가 있고, 큰 창을 통해 제주 앞바다와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쿠사마 야요이부터 백남준까지 현대미술의 대가들을 만날 수 있으며 제1전시관에는 민속공예 컬렉션이 있다.
유민미술관과 함께 안도 타다오의 연작으로 두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하면 좋다. 유민미술관이 환경에 완전히 동화된 느낌이라면 글라스하우스는 땅에서 위로 솟아 있고, 섭지코지 어디에서나 보인다. 이는 일출을 조망하는 해변에 세워진 레스토랑 으로 유리상자를 2층으로 올린 모습이고, 정동향을 바라보는 V자형 건축물이다. 화려한 장식은 배제 하였지만 노출콘크리트와 유리를 써서 주변과는 확실히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 때문인지 건물이기보다는 현대 조형물이라는 느낌도 든다. 두 개로 이어진 건물은 커다란 창을 만들고 있다. 멀리서 점차 글라스하우스에 가까워 질수록 건물 사이 창이 뚜렷해지고 이를 통해 성산일출봉을 조망할 수 있다. 1층 바닥은 입구보다 3.6m 높게 위치하고, 뒷면이 폐쇄적인 반면 정면은 유리로 되어 개방감이 있다. 선라이즈 파크는 일출을 조망할 수 있는 광장으로 앞으로는 넓은 바다가 시원스럽다.
주소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 건축연도 2008년 / 설계자 안도 타다오(Tadao A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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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미술관 (구 지니어스로사이)
유민미술관은 2009년에 안도 타다오가 지니어스로사이(명상센터)로 설계하였고, 현재는 전시공간이다. 섭지코지의 배꼽이라 불리는 곳에 위치 하였고, 직선을 강조 하며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이 안도 타다오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 건축물 안밖에는 이야기를 담은 상징물들이 있다. 입구에 있는 연못은 백록담을 의미하고, 돌, 바람, 여자를 상징하는 정원이 있다. ‘돌의 문’은 석벽의 상자와 외벽이 노출된 상자의 이중구조로 되어 있고, ‘돌의 문’ 건너편으로 제주 돌을 바닥에 깔아 제주의 고된 역사를 지켜온 사람들의 혼을 위로하려는 뜻을 담았다. 또한 이곳은 성산일출봉을 조망하기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유민미술관에는 아르누보 스타일의 유리공예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에밀 갈레와 돔 형제, 외젠 미쉘, 르네 랄리크 등 자연주의적인 소재와 영감을 표현한 프랑스 낭시지역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주소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 건축연도 2008년 / 설계자 안도 타다오(Tadao Ando) / 관람시간: 09:00~18:00 (매표마감 17:30) / 휴관: 매주 화요일 / 입장료: 유료 / 문의전화: 064-731-7791 / 전시해설: 정규도슨트 1일 4회(홈페이지 참고) / 개별방문시 오디오 해설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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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아고라는 2009년 완공한, 스위스 출신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작품이다. 이곳은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의 회원전용 클럽하우스로 휘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 라운지 등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리 피라미드 형태를 가진 아고라는 외장을 제주 판석으로 마감했고, 입구로 들어 가는 중앙 정면에 두 개의 원기둥을 세워 고전적인 느낌을 살렸다. 아고라는 기능을 가진 방들을 지하에 둔 것이 특징이다. 중앙에는 광장을 두고 주변으로 방을 배치하여 중앙광장 부분으로 유리 천장을 통해 빛이 들어오도록 하였다. 실내 천장에는 설치 미술가 안종연 작가의 ‘광풍제월’이라는 커다란 스테인리스 구를 설치하여, 피라 미드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굴절시켜 신비로운 느낌을 더했다. 땅 위로는 유리 피라미드만 돌출 되었는데, 피라미드의 삼각뿔 부분은 잘라내 날카로움을 없앴다. 그리고 피라미드의 정면에는 바다를 향한 옥외 수영장이 있다.
주소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 건축연도 2008년 / 설계자 마리오 보타(Marro Botta) / 개별 방문 불가
01 섭지코지
섭지코지는 성산일출봉을 조망하기 좋은 포인트 이다. 보통 주차장 쪽에서 산책로를 따라 방두포등대까지 걸어가는데, 오른쪽으로 해안절벽, 왼쪽으로 바람 부는 벌판을 가르며 걷게 된다. 이 일대에 유민미술관, 글라스하우스, 아고라 등 해외 건축가의 작품이 있다.
주소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02 협자연대
협자연대는 말등포, 소마로와 함께 원형이 남아 있는 제주의 3개 연대 중 하나이다. 긴 판석 10단을 층층이 허튼층 쌓기 방식으로 축석하였고, 모양은 상부가 가로, 세로 각 8.6m, 높이 3.1m이며 입구 폭이 0.7m인 사다 리꼴이다. 연대 윗 부분은 평평하며 불을 피웠던 지름 4.2m의 둥그런 화덕자리가 있다.
주소 성산읍 섭지코지로 261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 23-2호
03 방두포등대
‘소원등대’라는 별명을 가진 방두포등대는 섭지코지 끝, 해발 40m의 붉은오름 위에 있으며 높이는 7m 이다. 등대를 받치고 있는 봉우리는 화산송이(붉은색 화산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곳에서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등대 바로 밑에는 선녀를 짝사랑한 용왕 아들의 전설을 가진 촛대모양의 선녀바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