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당미술관의 설계자는 김홍식으로, 제주의 전통 농가에서 볼 수 있는 ‘눌’의 모습을 하고 있다. ‘눌’은 농사를 짓고 난 후 마당 한쪽에 부산물을 둥글게 쌓아 놓은 것을 말한다. 위치는 삼매봉 기슭에 있는데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 스럽게 어우러졌다. 외벽은 제주의 현무암으로 마감하였고, 실내로 들어서면 방사형으로 드러난 천정의 서까래가 인상 적이다. 또한 로비 쪽은 자연광을 충분히 받아들여 쾌적하고 개방된 느낌이 들도록 하였다. 지반이 약한 이 곳의 특성을 고려하여 자체 하중을 최소화 하였고, 경사지를 이용해 단층을 쌓아올렸으며 나선형의 기울기로 편안한 동선을 유도하였다.
주소 남성중로 153번길 15 / 건축연도 1987년 / 설계자 김홍식 / 관람시간: 09:00~18:00 (7~9월 20:00까지 연장)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 관람료: 유료 / 문의전화: 064-733-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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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중앙여자중학교 (구 제주대학 농과대학)
이 건축물은 구 제주대학 농과대학으로 1971년 건축된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이다. 외관상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서쪽면으로, 직사광선이나 빗물이 들이치지 않도록 창문에 덧댄 차광막이 독특하다. 이는 기능적으로 훌륭할 뿐 아니라 햇살이 강한 날 진하게 드리우는 그림자가 추상 작품을 보는 것처럼 회화적이다. 이와 함께 전면의 창문도 마치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각기 다른 크기의 수직과 수평이 교차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 거장 김중업은 평양 출신으로, 현 요코하마 국립대학인 요코 하마 고등공업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시작했다. 광복 후에는 서울대에서 강의하다가 1952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1회 국제예술가회의에 한국대표로 참석 했고 여기서 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꼬르뷔지에를 만나 제자가 되었다. 1955 년까지 4년간 르 꼬르뷔지에 건축연구소에서 일했으며, 이후 한국에 돌아와 제주에 도 몇가지 작품을 남겼는데, 르 꼬르뷔지에의 특징을 김중업의 방식으로 구현한 건축물이 바로 이것이다.
주소 중앙로 120 / 건축연도 1971년 / 설계자 김중업 / * 중학교 건물로 평일에 외관을 관람할 때는 소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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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기적의 도서관
서귀포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건축가 정기용의 2004년 작품이다. 이는 2003년부터 방영된 MBC TV의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가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 ‘책 읽는 사회 만들기 운동’ 시민단체가 만들어 졌고, 지방 도시에 어린이 도서관을 건축하는 코너에서 서귀포가 선정 되었다.
기적의 도서관은 중정이 솔숲을 끌어안고 있다. 원래는 건물을 지으면서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던 소나무 군락인데 이를 유지하며 건축물을 완성 하였다. 소나무는 아이들 정서에도 좋고, 나무와 함께 떨어지는 자연 채광 또한 책 읽기에 좋은 환경을 만든다. 정기용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시민단체와 의견을 통합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어 좋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감응의 건축가, 공간의 시인, 건축계의 공익요원이라는 별명을 가진 건축가이기도 하다.
주소 일주동로 8593 / 건축연도 2004년 / 설계자 정기용 / 2004년 서귀포 칠십리 건축상 수상 / 이용시간: 08:00~19: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12월 31일 / 문의전화: 064-732-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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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라의 성
구 소라의 성은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근거는 곡선의 처리 방법이나 건축자재의 사용 등 ‘김중업’만의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제주도에 와서 이런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건축가는 매우 드문 경우 여서 많은 건축 학자들이 이런 추정을 하고 있다. 이것이 확실하다면 김중업 선생님의 작품으로서 거의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유산이 될 것이다.
건축 연대는 1969년이며, ‘소라의 성’이라는 이름은 음식점으로 사용했던 상호이다. 설계의 특징은 휘돌아 감기는 곡선의 미학이다. 외관에서 보이는 2층의 돌출 부분은 가우디의 건축이 연상되고, 아래로 떨어지는 기둥, 내부의 끊어질 듯 이어진 곡선 으로 문 없이 개방 되어 있지만 안과 밖, 공간이 구분된다. 외벽에는 몽돌을 박아 놓아 위트 있게 제주의 특성을 표현했다. 건물을 차근차근 감상하며 옥상에 올라가 제주 남쪽 바다의 풍광까지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