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27주기 소암 현중화 선생 추모전 II <소암묵연 :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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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4-12-17 ~ 2025-02-09 |
시간 | 오전 9시 0분~오후 6시 0분 |
관람료 | 무료 |
주최 | 소암기념관 |
문의 | 064-760-3511, 3513 |
제27주기 소암 현중화 선생 추모전 II
소암묵연素菴墨緣 :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
올해 소암 현중화 선생의 영면 27주기를 맞이하여 소암기념관에서는 1부와 2부에 걸쳐 추모전을 준비하였습니다. 1부는 소암 선생의 서도書道를 이어온 초대작가와 문하생분들의 서예작품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2부는 서예라는 분야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서 소암 선생과 인연을 맺었던 예술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자리로 마련해 보았습니다.
소암 선생은 단순히 일가를 이룬 서예가로서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자이자, 예술을 사랑한 예인藝人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교유交遊하고 영감을 주고받았습니다. 소암을 스승이자 벗으로 삼았던 이들은 예술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소통하며 조범산방眺帆山房에서 창작과 교류의 지평을 넓혀갔습니다.
이번 전시에 함께하는 서양화가 故김택화 작가와 고영우 작가 역시 그러했습니다. 김택화 작가는 하늘과 땅, 산과 바다를 누비며 가장 제주다운 자연의 풍광을 찾아냈으며, 고영우 작가는 반대로 인간의 내면에 대한 집요한 천착을 통해 존재의 본질적인 의미를 고민했습니다. 얼핏 상반되어 보이는 두 작가의 작품세계는 하늘과 땅, 사람의 이치를 담아낸 소암 서書의 미학 안에서 함께 융화되어 공존합니다. 다루는 매체와 소재, 표현의 방식은 달랐을지라도 작품 속에 스며든 감각과 사유는 서로 간의 예술적 교감을 통해 더욱 깊어지고 넓어졌을 것입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길을 걸었지만, 예술가로서 함께 철학을 공유하고 인생에 대해 담론하며 세 사람이 맺었던 묵연墨緣을 소암기념관에서 다시 이어보려 합니다.
김택화
서양화가 김택화는 서예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이 소암 선생과 인연을 맺고 평생 교유를 나누었습니다. 제주 전역을 누비며 자연을 스케치했던 김택화는 서귀포에 사생을 올 때면 항상 소암 선생을 찾아가 술잔을 기울이며 예술과 인생의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제주 자연의 풍광을 그려냈던 작가답게 소암 선생의 자유로우면서도 야일野逸한 필치를 동경하였고, 소암 역시 김택화의 작품을 사랑하여 다른 이에게 그림을 줄 때에는 값을 제대로 받으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택화는 1940년 제주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추상미술 그룹 오리진(ORIGIN)의 창립멤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965년 귀향한 뒤 비구상을 버리고 평생 제주의 자연과 풍광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뒤 비로소 화가로서의 눈을 떴다는 본인의 말처럼 그는 섬의 빛과 바람, 오름과 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마을의 모습에서 진정한 화업畫業의 의미를 발견하였습니다. 2006년 타계하였지만, 교육자로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많은 제자·동료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2019년에는 김택화미술관이 개관하여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영우
서양화가 고영우는 유년시절부터 소암 선생을 알고 지냈으며 1970년 서귀포로 돌아온 뒤부터는 소암 선생이 타계하실 때까지 늘 가까운 곳에서 교유를 나누었습니다. 제주시나 도외에서 예술인들이 자신을 찾아오면 항상 소암 선생에게 소개하고 인사를 드렸으며, 서귀포 지역의 정신적 스승이자 예술적 어버이로서 소암 선생을 존경하고 인생의 대소사를 함께했습니다. 소암 선생 역시 고 화백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꼭 서예를 가르치고 싶었다고 할 만큼 고영우를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고영우는 1943년 서귀포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부터는 솔동산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고영우가 화업을 시작한 이래 천착穿鑿해온 주제는 ‘사람’입니다. <너의 어두움>이나 <흔들리는 존재> 연작으로 대표되는 인물의 초상이나 군상의 이미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고뇌, 절망과 상실의 정서를 파고들지만, 그럼으로써 파생되는 역동적이면서도 치열한 에너지가 공존합니다. 이제 여든을 넘긴 나이, 서귀포 예술계의 정신적 중추로서 존경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세계는 진행형인 듯합니다.
김택화
1940년 제주 제주시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서양화과)에서 수학
1962년 서승원, 이승조 등과 함께 추상표현주의 그룹 오리진(ORIGIN) 창립 및 활동
1965년 귀향하여 제주도의 자연과 풍광을 화폭에 담기 시작
20여 차례 개인전,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
신성여자고등학교와 제주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후학을 양성
제주미술협회 회장, 신천지미술관장, 제주도립미술관 추진위원장 역임
2006년 숙환으로 타계
2019년 조천읍 신흥리에 김택화미술관 개관
고영우
1943년 제주 서귀포시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서양화과)에서 수학
1970년 귀향하여 인간의 존재론적 고뇌를 화폭에 담기 시작
제주·서울·과천 등에서 개인전 7회,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
2002년 Paris 4e arr 초대전(파리), AMIS DE GELERIE 수상
대한미술원전 우수작가상, 서귀포시민상(문화예술부문)
르누보(홍익대학교 64학번) 회원,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 회원
서귀포공립미술관 기당미술관 명예관장
현재 서귀포 솔동산에 있는 화실에서 작업에 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