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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감귤아트전 <귤빛이 물들다. 예술로 이르다.> 전시 소개

· 작성자 : 감귤박물관      ·작성일 : 2024-10-23 09:33:07      ·조회수 : 16     

 2024 감귤아트전 <귤빛이 물들다. 예술로 이르다.> 

 

 

2024 감귤아트전 <귤빛이 물들다. 예술로 이르다.>에서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감귤을 중심으로 한 일상과 자연,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예술 작품으로 풀어낸 전시입니다. 감귤이 지닌 의미와 역사 속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예술가들의 다양한 관점과 조형 언어로 재해석된 귤빛 예술을 통해 감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김혜숙 ∣ 제주의 여성들 - 해녀에서 감귤밭의 여인들까지

 

김혜숙은 어린 시절 제주로 이주하여 제주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의 산업디자인학과에서 도자디자인을 전공하였다. 초기에는 흙을 이용해 소성하는 테라코타 작업을 주로 했으나, 지금은 석분점토―돌가루로 만든 점토―를 사용하여 형태를 만들고 자연 건조 후, 아크릴로 채색하여 디테일을 더하는 작업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오랜 시간 작가는 해녀와 오토바이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았다. 바람·돌·여자가 많아 삼다도(三多島)로 불리는 제주에서 여성은 중요한 문화적 상징이다. 특히 제주 여성을 대표하는 해녀는 거친 바다와 사투를 벌이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강인한 여성으로 묘사되지만, 노동의 고단함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작가의 작품 속 해녀는 유쾌한 미소를 띤 사랑스러운 여인들로 등장한다. 이는 해녀를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것으로 해녀의 강인함뿐만 아니라 생명력과 유쾌함까지 표현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녀 대신 작가의 어머님이 작품의 주인공이 되었다. 평생 감귤밭에서 일해오신 어머님은 작가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작가는 언젠가 예쁜 손수건으로 머리띠를 하고 오신 어머님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작가의 어머님처럼 알록달록한 작업복을 입고 매일 같이 활기차게 감귤밭으로 향하는 사람들이다.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한다. 작품 속 얼굴마

다 피어 있는 미소 안에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과 우리 모두 밝게 웃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다.

 

 

양혜연 ∣ 제주의 자연 안에서 발견한 창작의 원천

 

양혜연은 제주에서 태어나 오랜 시간 육지에서 생활하다가 제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이었지만 작가에게는 어딘지 낯설고 어색했다. 작가는 ‘낯선’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자연의 품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연을 걸으며 마주한 다양한 제주의 식물들은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들의 독특한 형태와 색감은 창작의 원천이 되었다.

작가는 식물을 그릴 때, 대상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식물과 마주했던 그 순간의 감정과 인상을 작품에 담아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은 그 찰나의 생생한 감각의 표현이자 자연과의 교감을 보여주는 창조적 재구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재해석을 통해 식물의 본질을 포착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점, 선, 면과 같은 조형의 기본 요소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식물의 생명력을 작품에 녹여 내고 있다.

작품명 <지금, 여기>는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업 방식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보통 식물이 그려진 작품은 식물의 명칭이나 장소가 제목이 되지만, 작가의 작품은 시리즈처럼 같은 제목에 숫자만 매겨져 있다. 이 숫자는 작업한 작품의 순서나 수를 의미한다. ‘지금’과 ‘여기’는 현재를 강조하는 두 단어로, ‘지금’은 ‘말하는 바로 그 순간’을 뜻하는 시간적 속성을 지닌 부사이며, ‘여기’는 현시점에서 장소성을 나타내는 명사이다. 두 단어 모두 현재의 시공간을 가리키며, 이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순간의 경험과 감정을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순간의 감정을 포착하여, 그 감정을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의 작품세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내면의 성장을 이뤄가는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

 

이강인 ∣ 제주 기록 - 감귤에 담긴 풍경과 이야기

 

이강인은 제주 출신으로 글씨와 그림으로 제주도를 기록한다. 작품 속 제주 풍경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면들로 담백하고 간결하게 표현되었다. 작품 안에는 초록의 싱그러운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맑고 티 없는 하늘 아래 동그란 주황빛 감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이 평화롭고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무해한 자연은 제주만이 지닌 독특한 풍경이다.

작가는 정교한 묘사를 과감히 생략하고 그림 속 조형 요소들을 단순하게 풀어낸다. 그러나 그 안에는 감귤을 키워 낸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와 수고로움이 오롯이 담겨있다. <귤의 시간>은 총 4개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귤이 익어가는 과정을 작가 특유의 간결한 그림체로 표현하였다. 귤의 성장 과정을 ‘시간’에 비유한 작품으로 <귤의 시간 2>는 청귤을 통해 여름의 시기를 보여주며, 뜨거운 뙤약볕과 비바람을 견디며 정성스럽게 귤을 키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귤의 시간 3>은 푸르스름한 새벽녘, 일꾼들이 어둠을 뚫고 감귤을 수확하러 가는 장면이다. 작가는 감귤이 단순히 맛 좋은 과일이 아닌, 매일 같이 밭을 일구고 열매를 가꾸었던 제주인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임을 강조한다.

<주황색 정원>처럼 11월의 제주는 섬 전체가 귤빛 정원이 된다. 이맘때 제주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감귤 향으로 가득하고, 감귤을 수확하는 일꾼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져 섬 전체가 생동감이 넘친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은 제주 사람들의 지난한 노력과 세월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오랜 시간 척박한 땅을 일구고 자연의 변화와 싸워 온 이들의 헌신과 정성이 주황빛 풍경을 완성한 것이다. 작가는 이들의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제주의 풍경을 기록한다.

 

이율주 ∣ 서귀포 – 귤 향 퍼지는 마을

 

이율주는 대구 출신으로 서귀포에 터를 잡은 지 20년이 되었다. 작품 활동에 공백이 있었지만, 2016년부터 작업을 재개하여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와 장지 같은 종이에 수묵으로 집과 마을을 그리며, 그 변화 속에서 삶의 모습을 탐구한다.

작가의 마을은 달동네를 연상시킨다. 작품 속 집들은 하늘과 맞닿을 듯, 높고 가파른 곳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정겹지만 어딘지 쓸쓸함도 느껴진다. 2021년 작품들은 ‘Village’ 시리즈로, 제목에 부제를 추가하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였다. <Village-빨간 열매가 있는 마을>, <Village-숲과 마을>에서는 자연과 공존하는 마을을 그렸고, <Village-레드>, <Village-블루>에서는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고, 마을의 모습을 클로즈업하여 독특하게 표현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Village’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감귤 향이 가득한 마을을 선보인다. 귤 향기로 가득 찬 동네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감귤을 상징하는 노란색, 주황색, 청록색 등 다채로운 색채를 마을에 입혔다. 작품에 등장하는 감귤나무와 빼곡히 모여있는 집들은 외국의 작은 마을처럼 이국적이면서 신비로운 정취를 풍긴다. 이와 함께 작가는 나무 판넬을 사용해 감귤창고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감귤창고의 독특한 매력인 거친 현무암의 외벽과 나무상자가 쌓여 있는 내부의 모습 등 창고의 다양한 풍경들을 화면으로 끌어왔다. 작가는 비어 있는 창고들이 다시 귤 향으로 가득 차고, 비어 있는 상자들이 따뜻한 온기로 채워지기를 기대하며 제주 고유의 공간과 정서를 작품에 녹여 냈다.

 

현혜정 ∣ 감귤을 통해 본 내면의 진실과 아름다움

 

현혜정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대학교 미술학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05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는 두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등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초기 작업에서 작가는 <유리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공사 현장에 깨진 채 버려진 수많은 유리 파편에 주목했다. 유리는 일반적으로 맑고 투명하며 순수함을 상징하지만, 깨진 유리는 그 의미가 퇴색된다. 작가는 깨진 유리 조각을 통해 외형적인 것보다 내재된 진실과 아름다움을 찾아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2012년부터 시작된 감귤을 소재로 한 작업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감귤을 단순한 과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특유의 미적 깊이를 선보인다. 작품 속 감귤은 단순한 열매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름다운 꽃과 함께 꽃다발이 되어 누군가에겐 기쁨이 되기도 하고 우리의 복잡한 인생을 상징하는 미로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는 작품 <만개>처럼 활짝 핀 꽃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에는 내면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관된 주제가 내포되어 있다. 누구나 열매 하나가 열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익숙한 외형에 가려 그 의미와 가치를 잊곤 한다. 작가는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소재들을 활용해 감귤을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외형만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감귤의 진정한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또한 작가는 감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그 안에 담긴 깊이를 되새기게 한다. 최근 작가는 야행성인 올빼미와 밝음을 주제로 시공간을 탐구하는 작품을 하고 있다. 감귤로 풀어낸 작가의 작품세계가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되고 발전하길 기대한다. 

 

 

 
                                             
                             
 

        상왼쪽: 김혜숙, 제주인-감귤 밭으로, 35.0×35.0×40.0cm, 석분점토에 아크릴 채색, 2024

      상오른쪽: 양혜연, 지금, 여기-27, 91.0×91.0cm, 캔버스에 아크릴, 2024

      하왼쪽: 이강인, 주황색 정원 2, 65.1×80.3cm, 캔버스에 아크릴, 2024

      하중앙: 이율주, 감귤빌리지(1), 117.0×73.0cm, 한지에 분채, 2024

      하오른쪽: 현혜정, For U, 116.8×91.0cm, 캔버스에 아크릴,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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