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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에 바람-역사의 바람, 제주 바다를 건넌 예술가들> 전시 소개◀

· 작성자 : 이중섭미술관      ·작성일 : 2020-12-02 10:46:37      ·조회수 : 4,920     

서귀포시 공립미술관 공동기획전 <서귀포에 바람>

 이중섭미술관 : 역사의 바람 - 제주 바다를 건넌 예술가들

 

  이중섭미술관 기획전시실

 2020. 11. 17(화) ~ 2021. 2. 28(일)

  김기대, 양재열, 이유미, 한윤정


                               


역사(歷史)라는 말은 사전에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라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역사를 담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인류가 남긴 문화의 흔적을 만난다. 그 흔적은 곧 시대를 말해주는 코드가 된다. 그것은 유물이자 예술 작품으로서 시대마다 사회마다 각기 다른 미의식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예술가가 남긴 작품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예술과 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과거에 제주는 예술의 불모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척박한 섬으로 인식됐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라는 담론이 형성되면서 육지 사람들은 제주를 마소 키우는 목장 정도로 생각했고, 파도가 덮치는 삭막한 섬이자 야만의 섬으로 여겼다. 그러나 제주에도 물길을 따라 문화가 유입돼 남겨졌고, 유배인의 제주 입도는 그들의 문화가 제주에 전파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출륙금지령은 제주사람들에게 큰 아픔이었지만 폐쇄성으로 인해 제주의 독창적인 문화를 생산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했다.

중세, 근대, 현대라는 역사의 바람을 타고 제주를 오가며 불꽃처럼 살다간 예술가들. 그들은 시대에 따라 유배인, 관리, 선비, 장인, 환쟁이(화가) 등으로 불리면서 제주 문화예술의 맥을 이어갔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제주에서 일본으로 도항하는 예술가들이 있었다. 그들의 일본 진출은 이후 제주의 문화예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제주도는 피난민으로 북적댔다. 피난민 중에는 화가들도 있었다. 당시 생존을 위해 피난 온 화가들로 이중섭, 구대일, 홍종명, 장리석, 옥파일(무용, 그림도 그림) 등이 있었고, 전쟁 업무와 관련해 온 화가들로는 김창열, 이대원, 최영림, 최덕휴 등이 있었다. 그 중 구대일과 이대원, 옥파일은 한국보육원에서 임시 교사를 했으며, 구대일은 경찰국장 홍보실과 해군헌병대, 제주신문 후원으로 제주시 은파다방에서 <구대일 개인전>을 열었다.

피난민 예술가들이 제주 칠성통 다방을 중심으로 예술 활동을 펼치면서 칠성통 일대에 다방문화가 형성됐다. 칠성통의 동백다방에서 강태석 화가가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밖에 소암 현중화, 만농 홍정표, 해정 박태준, 일석 장희옥 등이 전시를 했다. 이렇게 다방을 중심으로 펼쳐진 예술가들의 전시 활동은 제주미술 인구의 저변확대에 이바지했다.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제주의 젊은이들은 피난 화가들의 영향을 받아 서울 등지로 진출하기도 했다.

2020년 현재, 많은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제주에 입도해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은 사회 전반에 걸쳐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역사의 바람-제주바다를 건넌 예술가들> 전시는 과거 제주바다를 건넌 예술가들의 발자취와 현재 제주에 정착한 작가 4명의 작품세계를 통해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예술을 가늠해 보기 위해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4명은 모두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출신으로, 가족과 함께 현재 제주에 정착해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기대 작가는 창작스튜디오 5기(2013년) 입주 작가로, 제주에서 바다쓰레기를 활용해 업사이클링(upcycling) 작업을 하고 있다. 온통 바다쓰레기로 가득한 그의 작업실은 마치 거대 공장을 방불케 한다. 쓰레기 하나하나에 그의 손길이 닿으면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예술작품이 된다. 그의 이런 작업에는 아름다운 인간 공동체를 위해 쓰레기의 폐해를 경고하는 완곡한 환경 운동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그의 작품은 생물학과 사회학의 중첩된 개념으로서 섬과 도시, 삶의 실존과 연결망, 유기체로서의 사회, 실타래 같은 인간관계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좌) 플랑크토스(설치), 2020, 바다쓰레기(비치코밍), 스탠철사 등, 100x100x300cm / (우) 플랑크토스(평면), 2020, 유성컬러펜, 연필 등, 60x60cm


양재열 작가는 창작스튜디오 5기(2013년) 입주 작가로, 제주에서 느끼는 찰나의 감정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다. 서울에서 흑백 작업만 하던 그가 제주로 이주해 오면서 하늘을 보는 습관과 함께 칼라를 쓰게 되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가 쓰는 칼라는 그가 인지한 제주의 풍경색이다. 그가 그려내는 제주풍경 역시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아니다. 매순간 빛과 바람의 조화로 이루어진 풍경에 그의 특별한 감성이 덧대어진 생경한 풍경들이다. 어느 순간, 우리가 감지하지 못한 사이 스쳐지나갔을 법한 순간의 풍경을 그가 포착해 재해석한 풍경들이다.

   

(좌) 제주 초가집, 2020, acrylic on canvas, 45x53cm / (중) 춤추는 그림자, 2020, water graphite and acrylic on canvas, 53x45cm / (우) 큰가시연잎, 2020, acrylic on canvas, 45x53cm


이유미 작가는 창작스튜디오 4기(2012년) 입주 작가로,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철학적 사고를 조각 작품으로 풀어낸다. 한국사의 맥락 속에서 제주 4·3의 역사와 그의 가족사, 그리고 그의 개인사가 중첩되면서 유전자처럼 내재해 있는 또 다른 그의 자아가 물리적·인문학적 제주풍경과 만나면서 다시 새로운 사유가 시작되었다. 그는 마치 수도(修道)하듯 철사를 엮어 군더더기 없는 가장 핵심적인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물에서 해체시킨 미세한 종이를 차근차근 붙여나간다. 이런 그의 행위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의 표현이자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과 다름없다.

          

(좌) 어디쯤, 2018, 종이, 현무암, 145x23x20cm / (중) 고이 간직하다, 2018, 종이, 160x37x27cm / (우) 그들의 서사-불후(不朽), 2019, 종이, 32x90x7cm


한윤정 작가는 창작스튜디오 8기(2016년) 입주 작가로, 인간이 인간으로 진화하는 데 가장 소중한 음식을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다. 그가 유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식사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외국 유학생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이 곧 외국생활의 시작이었듯이, 그의 음식 그림 작업은 그 지역을 만나고 그 사회를 이해하는 첫 번째 관문과도 같은 것이다. 지역의 오래된 음식 관련 간판과 식당, 주변 풍경 등을 입체와 평면 사이의 분할된 화면으로 끌어들이는 작업 면면에서 새로운 사회에 동화되어가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좌) 구도심 쌀다방, 2019, 나무 판넬에 아크릴, 오일, 시트지 꼴라주led간판, 41x73x18cm / (중) 서귀포인화찐빵집, 2019, 나무판에 아크릴과 유화, 시트지 꼴라주 LED 간판41x42x11.5cm / (우) 삐삐슈퍼,  2020, 나무판에 아크릴과 유화, 시트지 꼴라주 LED 간판, 45x63x1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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