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이라 불리우는 금성, 그러나..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3-07-04 00:00:00 ·조회수 : 17,378
Venus(미의 여신)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금성
요즘 날씨 좋은 날, 해 지고 난 후 서쪽하늘을 바라보면 유난히 밝은 별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 있다.
많은 분들이 유난히 반짝이는 밝은 빛은 인공위성이라고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은데,
구분하는 방법은-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 뿐이다.
밝은 빛이 움직인다. 싶으면- 그것은 인공위성일 가능성이 높다.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전혀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 싶다면- 행성일 가능성이 높다. (아닐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밝게 보이는 행성. 금성이 요즘 초저녁에 관측되고 있다.

2012년 3월, 금성이 서쪽 하늘 높이 관측되고 있다.
질문을 몇가지 할까 한다.
1. 행성과 별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
별은 스스로 빛나는 것을 말한다. 즉, 우리 태양과 같이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수소폭탄이 매일 터지는 곳이 별이다.
그런 별을 도는 천체가 행성이다. 즉,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 움직인다는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우리 지구만 봐도 알지 않나?
태양이라는 별을 도는 천체 중 행성이라 말할 수 있는 건 8개 뿐이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그 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행성이 금성이고, 크기도 지구와 비슷하다.
또한, 금성은 황산 알갱이들로 이루어진 구름으로 두껍게 덮여 있어- 태양빛을 받으면 매우 반짝여서 우리가 보는 모습도 아주 밝게 관측된다.
2. 금성이 태양을 도는데, 지구 바깥 궤도인지, 지구 안쪽 궤도인지 알고 있는가?
금성은 지구보다 안 쪽에서 태양을 돈다. 흔히 내행성, 외행성이라고 하는데~
지구를 기준으로 수성, 금성이 내행성이라 불린다.
그렇기 때문에 목성, 토성과는 다른 모습으로 관측이 된다.
첫번째, 해진 후 초저녁 서쪽하늘이나, 해뜨기 전 새벽 동쪽하늘에서만 관측된다.
(절대, 머리 위나 남쪽하늘에서는 관측할 수가 없다.)
두번째, 달 처럼 모양이 바뀐다. 다만 바뀌는 기간이 8~9개월로 긴 편이다.
세번째, 모양이 바뀌면서 지구와의 거리 차이가 나기 때문에 크기가 변한다.
(원형 모양일때는 지구와 가장 멀리, 초승달 모양일 때는 지구와 가장 가까이)
지구 안쪽 궤도를 도는 금성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각도에 따라 원형에서 초승달 모양으로 바뀌며, 처음 서쪽 하늘에서 보여질 때는 원형모양이었다가- 서서히 보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반달로 변한다.
그리고 반달의 모양일 때가 가장 높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최대이각"이라 부른다.

필터를 달리해서 관측하면 눈에 띄지 않던 부분이 잘 보인다. [출처: NASA]
이 최대이각 점을 지나면 금성은 지구에 더 가까이 오면서 밝아지고, 모양도 초승꼴로 변하면서 커지지만 일찍 지게 된다. 이 때는 작은 망원경으로도 금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다.
3. 금성을 예전부터 샛별이라 불렀다. 왜 그랬는지 아는가?
아주 밝다. 다른 행성하고 비교해봐도 엄청 밝다. 일반 별 중 가장 밝게 보이는 "시리우스"와 비교해 봤을 때 15배의 밝기 차이다.
또한, 금성은 초저녁과 새벽에 보여진다.
8개월 정도는 초저녁 서쪽하늘에서.
또 8개월 정도는 새벽 동쪽하늘에서.
새벽에 동쪽하늘에서 보이는 아주 밝은 별은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별이라 "샛별" 또는 "계명성"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초저녁에 서쪽하늘에서 보이는 아주 밝은 별은 또 다른 별이라 생각해서 이름을 달리 붙였다. 바로 개가 밥 주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보이는 별이라 하여 "개밥바라기" 또는 "태백성"이라고..
이렇듯 옛날 사람들은 두 별이 서로 다른 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름이 따로 붙여졌었다. 지금 우리가 금성을 "샛별"이라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초저녁에 보이는 별은 "개밥바라기"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샛별"은 새벽에 보이는 별이라는 의미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올해 금성을 관측할 수 있는 시기를 알려줘야 할 거 같다.
2013년에는 3월에 금성이 태양에 가장 가까웠고 지금은 점차 관측되는 시간대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원형모양에 가까운 약간 찌그러진 원형인데다, 크기가 많이 크지는 않다.
10월에 최대이각에 다다를 것으로 보여, 그 시기에 반달 모양의 금성을 관측 할 수 있을 것이다. 원형보단 3배 정도 크게 관측되고- 서쪽하늘 높이 떠 있어 해 진 뒤에도 오래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부턴 다시 일찍 지기 시작해서 12월 말에는 거의 관측이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가장 관측하기 좋을 시기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0월부터 12월 사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작은 금성보단 큰 금성을 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물론, 모양이 변하는 것을 직접 보고 싶다면, 7월과 10월과 12월 세 차례에 걸쳐 관측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 천문과학문화관에서 몇 년 전 촬영한 금성의 모습은 이렇다.
많이 크게는 관측되지 않지만, 별보다는 크게, 그리고 달도 아닌데 달처럼 보여지는 금성을 관측하러 가까운 천문대에 가보자.

오래 전, 낮에도 금성이 관측되었다는 문헌도 전해내려올 정도로 매우 밝으니- 꼭 찾아보시길... 올해 12월까지는 초저녁 서쪽하늘에서 아주 밝은 빛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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