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장품명 | 서첩 (전후적벽부 두자미 시) | ||
|---|---|---|---|
| 작가 | 현중화 | 관리번호 | S-556 |
| 부문 | 서예/문인화 | 구분 | 평면 |
| 제작년도 | 1987 | 규격(cm) | (cm) : 27.5×1206 |
| 출처 | 현중화 | 재료/기법 | 종이에 먹 |
| 전적벽부
임술(壬戌. 1082) 가을 7월 기망(기望-음력 16일)에 소자(蘇子)가 손[客]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에서 노니는데,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더라. 술을 들어 손에게 권하며 명월(明月)의 시를 외고 요조(窈窕)의 장(章)을 노래하더니, 이윽고 달이 동쪽 산 위에 솟아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를 서성이더라. 흰 이슬은 강에 비끼고, 물빛은 하늘에 이었더라. 한 잎의 갈대 같은 배가 가는 대로 맡겨, 일만 이랑의 아득한 물결을 헤치니, 넓고도 넓게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타고 그칠 데를 알 수 없고, 가붓가붓 나부껴 인간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가 돋치어 신선(神仙)으로 돼 오르는 것 같더라. 이에 술을 마시고 흥취가 도도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니, 노래에 이르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木蘭) 상앗대로 속이 훤히 들이비치는 물을 쳐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오르도다. 아득한 내생각이여, 미인(美人)을 하늘 한 가에 바라보도다." 손 중에 퉁소를 부는 이 있어 노래를 따라 화답(和答)하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하소하는 듯, 여음(餘音)이 가늘게 실같이 이어져 그윽한 골짜기의 물에 잠긴 교룡(蛟龍)을 춤추이고 외로운 배의 홀어미를 울릴레라. 소자(蘇子)가 근심스레 옷깃을 바루고(바르게 하고) 곧추앉아 손에게 묻기를 "어찌 그러한가?(어찌 그리 신통한 소리를 내는가) " 하니, 손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난다.' 는 것은 조맹덕(曹孟德-조조)의 시가 아닌가?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山川)이 서로 얽혀 빽빽이 푸른데, 예는 맹덕이 주랑(周郞-주유)에게 곤욕(困辱)을 받은 데가 아니던가 ? 바야흐로 형주(荊州)를 깨뜨리고 강릉(江陵)으로 내려갈 제, 흐름을 따라 동으로 감에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어라. 술을 걸러 강물을 굽어보며 창을 비끼고 시를 읊으니 진실로 일세(一世)의 영웅(英雄)이러니 지금 어디에 있는가?(죽고 없다. 무상한 인생)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함에랴(서민의 소박한 생활). 한 잎의 좁은 배를 타고서 술을 들어 서로 권하며, 하루살이 삶을 천지(天地)에 부치니 아득한 넓은 바다의 한 알갱이 좁쌀알(보잘것 없는 자신의 삶)이로다. 우리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긴 강(江)의 끝없음을 부럽게 여기노라. 날으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길이 마치는 것은 갑자기 얻지 못할 줄 알새, 끼치는 소리를 슬픈 바람에 부치노라.” 소자 말하되 "손도 저 물과 달을 아는가 ? 가는 것은 이와 같으되 일찍이 가지 않았으며, 차고 비는 것이 저와 같으되 마침내 줄고 늚이 없으니, 변하는 데서 보면 천지(天地)도 한 순간일 수밖에 없으며, 변하지 않는 데서 보면 사물과 내가 다 다함이 없으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또, 천지 사이에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나의 소유가 아니면 한 터럭이라도 가지지 말 것이나,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山間)의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에 뜨이면 빛을 이루어서,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조물주(造物主)의 다함이 없는 갈무리로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손이 기뻐하며 웃고(소자의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음),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드니 안주가 다하고 잔과 쟁반이 어지럽더라. 배 안에서 서로 팔을 베고 누워(손과 소자의 화해)동녘 하늘이 밝아 오는 줄도 몰랐어라. 서귀소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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