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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명 | 천성득(일장스님) 법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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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현중화 | 관리번호 | S-661 |
부문 | 서예/문인화 | 구분 | 평면 |
제작년도 | 1988 | 규격(cm) | 78×70 |
출처 | 재료/기법 | 종이에 먹 | |
목부원을 시작하는 거처에서
이곳은 앞을 봐도 아득하고 뒤를봐도 끝이 없다. 목부자는 풀 속에 엎어져 세월을 녹이면서 해 뜨면 밖에 나가 호미로 밭을 메고, 해지면 등불 밝혀 마음 달을 비춰 보네. 어떤 때는 흙 머리 맨발로 아이들과 뛰어 놀고, 어떤 때는 술에 취해 너울너울 한바탕 웃기도 하네. 본성에 맡겨 놀며 티끌세상 함께 하니, 오는 이 막지 않듯 가는 이도 안 말리네. 하늘에는 뭇 별들, 땅에는 온갖 만물, 낱낱이 제자리요 틀림없는 모습이라. 이 같이 사람, 가축, 날짐승, 길짐승이 위아래 함께 살고, 오는 바람, 가는 비, 가고 오며 함께 노네. 언제나 겁전의 삼매를 연출하고 널리 대방화엄을 연설하나니 어떤 말인들 진리의 범음이 아니며, 어느 곳인들 수행자의 도량이 아니리요. 그래서 옛사람이 이르기를 “영원한 진리는 허공과도 같아 조금도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네”라고 하였거늘, 아아~ 그러나 오늘,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 하나 보이질 않네. 얼굴 아는 이는 많으나 회포를 함께 할 이 드무니, 소리 앞의 눈썹 말은 누구와 함께 나눌까? 무진년(1988) 설날 제주 무여산실(목부원의 처음 이름)에 새로 살기 시작한 목부자가 부스러기 같은 글을 한 편 썼는데 같은 해 추석 지난 삼일에 서귀소옹이 소파와 함께 우연히 이 곳에 들러 스님의 범음을 듣고 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