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풍류, 즐기다 :소장품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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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19-08-14 ~ 2019-09-25 |
| 시간 | 오전 9시 0분~오후 6시 0분 |
| 주최 |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
| 문의 | 064-760-3511 |
풍류 즐기다: 소장품전
우리 옛 그림 < 관폭도 觀瀑圖 >를 보면 선비들이 깊은 산, 물이 흐르는 곳에서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며 풍경을 감상합니다. 속세에서 벗어나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은 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도 이런 삶을 꿈꾸고 있지는 않은가요.
‘풍류 風流’, 한자를 그대로 풀어쓰면 ‘바람의 흐름’을 말합니다. 사전을 검색하면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또는 ‘그러한 생활이나 태도’를 뜻합니다. 선인들은 그런 삶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고, 위안을 받으며 심신의 평화를 구했습니다. 예술가들은 이런 일반인들이 바라는 이상적 모습을 대리만족으로나마 글과 그림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소암 현중화(1907~1997)의 예술에는 “풍류”라는 주제가 일관성 있게 나타납니다. 이번 전시에는 도인들의 생활방식을 염원했던 그의 글귀를 통하여 소암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고자 합니다. 전시된 작품 중 <호연지기 浩然之氣: 천지에 가득 차 있는 넓고 큰 기운>을, <면운와석 眠雲臥石: 바위에 누워 구름을 보다 졸리면 낮잠을 자듯 속세를 떠나 마음 편히 생활함>은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자 하는 오랜 바램을 보여줍니다. 이런 마음으로 <무아지경 無我之境: 정신이 한 곳에 쏠리어 스스로를 잊고 있는 경지>에 빠져 본다면 어떨까요.
소암이 전하는 풍류는 그의 몸 속에 내재된 예술가적 자유로운 기질, 무의식의 표출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세상여차 世上如此 : 세상이 이 곳과 같다>, <아점거 我占居: 내가 사는 곳>, 광활한 자연 속이 아니어도, 내가 위치한 지금의 곳에서 풍류를 즐기는 삶은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나를 향한 ‘치유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