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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기당미술관 기획초대전 <고영우 : 너의 어두움>
작성자 : 기당미술관 작성일 : 2018-12-26 조회수 : 398

기당미술관 기획초대전 <고영우 : 너의 어두움>

2018년의 마지막과 2019년의 시작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전시로 기당미술관에서는 <고영우 : 너의 어두움>을 준비하였습니다. 고영우의 작품들은 제목처럼 어둡고 고독하지만, 그 어두움 뒷면에는 거칠게 숨 쉬는 자유와 생명의 건강함이 깃들어 있기도 합니다(김영호, 2018). 절정을 지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감과 동시에 새롭게 움트는 여명을 맞이하려는 아이러니한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영우는 1943년 서귀포에서 출생하여 1964년 홍익대 미술학과에서 수학하였고, 1970년 다시 제주로 귀향한 이후 현재까지 서귀포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너의 어두움>이라는 전시의 부제는 대부분의 작품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렇듯 작가의 모든 관심과 초점은 존재론적 불안과 고뇌에 몸부림치는 인간에게 맞춰져있습니다. 사실 제주도, 그중에서도 서귀포라는 장소에서의 예술은 유토피아적인 자연과 특수한 지역성에 기대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영우라는 작가가 서귀포에서 화업(畫業)을 이어온 50여 년의 세월동안 지상낙원의 풍경들을 뒤로하고 왜 그토록 인간과, 그 본질적 어두움에 탐닉해왔는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없이 가벼워져 마치 부유해가는 것 같은 현대사회에서, 찰나의 쾌락과 가벼운 ‘힐링’이 진정한 행복으로 오인(誤認)되는 지금 그가 완성해온 어두움 속 사색이 반대로 그만큼의 더 큰 가치를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종지기 화가의 푸른 초상들

종지기 화가 고영우의 내면에는 두 개의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서귀포와 종탑이 그것이다. 전자가 삶을 살아가는 기억과 안식의 내향적 공간이라면, 후자는 세상 밖 미지로 열려있는 외향적 공간이다. …… 고영우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종탑에서 종을 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화가는 무의식으로부터 빠져나온 감각의 파장을 캔버스 위로 토해내듯 표출한다.

화가 고영우는 블루계열의 단일초상이나 군상 이미지를 통해 인간이 지닌 불안과 고뇌, 그리고 절망의 세계를 탐구하며 실존적 세계를 표상해 온 작가로 소개된다. …… 이러한 이유로 그에게는 <존재의 고독을 그린 화가> 혹은 <실존의 고뇌와 허무를 그리는 화가>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닌다. …… 그가 천착해 온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문제란 자유의지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향한 제한된 시간을 사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것이자, 불안과 고뇌의 삶이라는 실존주의 사상의 인식 위에 세워져 있다. 그것은 작가 개인의 고통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점차 개인의 차원을 넘어 집단적 무의식의 차원으로 확대되어 왔다. <너의 어두움> 시리즈는 그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고영우의 예술세계에는 불안과 고뇌가 파생시킨 안식과 건강함이 있다. 흔들리는 존재의 어두움 뒷면에 거칠게 숨 쉬는 자유와 생명의 건강함이다. …… 종지기 화가 고영우의 푸른 초상은 개인의 심리적 강박으로부터 온 것이지만 종탑에서 울리는 만종의 종소리처럼, 일상에 대한 감사의 표상이자 자유와 생명에 대한 예찬의 메시지로 다가오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 김영호(중앙대 교수, 미술평론가) -